[발리 여행 1] 발리에서 일 생겼으면

일상 속 여행/아시아 / 오세아니아 2009. 1. 29. 15:58

지방이 이렇게나 많은데 추위는 왜 타는 거지. 온 몸에 두를 수 있는 얇은 핫팩 스킨 같은 건 없을까. 내가 추운 건 절대 혼자이기 때문이 아니야라고 말해봤자. 추운데도 쉬는 날이라고 커플들은 끊임 없이 밖으로 기어 나온다. 몸붙음 현상인 건가, 떨어질 생각들을 안 하네. 휴 커플들이 지구를 덮어버리고 있어. 따뜻한 나라로 도망가고 싶다
또 TV나 볼까
 (꾹꾹꾹, TV 채널 돌리는 소리)


지상 최고의 파라다이스, 발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 저건 예전에 봤던 <발리에서 생긴 일>. 쇠지섭과 죄인성. 후후, 녀석들 참 잘 컸어. 쳇, 하지원. 예쁜 애들은 두 남자 다 가져도 되는 건가. 그나저나 정말 발리에서 썬탠이라도 한 건가, 피부가 보기 좋게 가무잡잡하군. 음
내 밀가루 같이 허여멀건한 피부하고는 차원이 

 

썬탠이라 이 죄 많은 몸도 발리에 갔었을 때는 훌렁 벗어 던지고 광합성을 할 수 있었는데...


T로밍 고객을 위한 Bridge Traveller 서비스발리에 있는 호텔을 10% 할인된 가격으로 예약할 수 있었다. Bridge Traveller 서비스 아시아 주요 11개국에서 공항 안에 있는 매장이나 교통편, 호텔, 레스토랑을 이용할 때 10%~35%까지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 www.bridgetraveller.com에서 회원으로 가입한 뒤에 이메일로 ID를 받아서 출력하면 가맹점에서 제시하고 할인 받을 수가 있다.




형형색색의 날염 원단이 나풀거리고, 짐바란 비치의 산호빛깔 수면 위로 태양이 칼처럼 쏟아져 내리는 곳.
섬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사롱 두른 석상과 신을 향해 기도하는 사람들, 퇴근 길 좁은 도로 위를 가득 메운 수많은 오토바이. 고개 들면 작은 수박만 한 야자수 열매가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관광객을 내려다보는 곳.
그곳이 바로 꿈의 섬이라 불리는 발리.

 

1년 내내 연평균 기온이 27~30℃이고 습도가 73~87%정도로 높아서 공기가 후텁지근한 것 빼고는 모든 것이 마음에 든다. 4월에서 11월까지가 건기고 12월에서 3월까지가 우기인데, 건기 중에서도 5월부터 8월까지가 시원해서 이때가 발리에 가기 가장 좋은 시기.

 

그런데 발리가 인도네시아의 섬이었나? (후후... 발리는 그냥 발리인 줄 알았거늘) 1만 700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휴양 섬이었군. 지리상으로는 커피로 유명한 자바 섬 동쪽에 있고.


신들의 섬 발리

람들은 발리를 신의 섬이라고 부른다. 발리는 산스크리트어로 ‘신의 섬, 제물의 섬’이라는 뜻. 인구의 90%가 힌두교 신앙자라고 하니 아무 것도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는 절대 믿음이다. 그래서 섬 전체가 종교적인 색이 강한 거였군. 그러나 단순히 종교라기보다 그것마저 발리의 이국적인 매력으로 느껴졌다.
처음 발리에 갔을 땐 석상에 웬 치마를 둘러놓았나 했더니 그것도 다 이유가 있었다. 바로 신을 보호하고 지킨다는 의미로 입혀놓는 것. 사람들도 사원에 들어갈 때는 무조건 사롱을 치마처럼 허리에 두르고 들어가야 한다. 아주 바람직해, 죄 많은 내 하체를 가리고 다닐 수 있었으니까.




발리에서는 해가 일찍 떠서 새벽 5시 정도면 사람들이 하루를 시작했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시계도 잘 보지 않는 것 같았다. 급하게 사는 우리와는 전혀 다른 세계. 

, 그런데 일어나자마자 신에게 음식을 바치는 신기한 광경. 그걸 차낭이라고 부르는데, 코코넛 잎에 꽃과 음식, 돈을 얹어서 신께 바치는 의식이다. 뭐 별 거 아닌 음식이지만 신에게 정성으로 바친다는 의미가 큰 거니까.


물 위에 뜬 따나롯 해상 사원



아까 그 드라마 스틸 컷은 사실 배경이 따나롯 해상 사원이다. 물 위의 땅(사원)이라는 뜻의 따나롯 해상사원. 물이 빠지면 사원이 있는 섬까지 갈 수 있는 길이 드러나고 다시 물이 차면 바다 한 가운데에 떠있는 것 같아서 붙여진 이름이라지. 머리가 두 개인 바다뱀이 이곳을 수호하고 있다나. 신성한 사원이라서 일반인들은 들어갈 수 없다.


이곳에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이유는 탁 트인 바다 위로 뜨고 지는 태양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지. 발리는 적도 근처에 있어서 해가 빨리 뜨고 진다. 해가 떨어지면 금세 칠흑같이 어두워지고 일출, 일몰 시간도 연중 거의 비슷 비슷. 7~8월에는 오후 4시만 되면 해가 저물 기미를 보이고 저녁 7시면 마치 밤 9시나 10시 같은 분위기였지.

 

따나롯 해상사원은 영화 <엠마누엘3>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프랑스 여배우 실비아 크리스텔이 주인공이었던 듯. 엠마누엘 부인의 그 파격적이고 자유로운 성생활... 쓰읍~ 이 영화, 외설이냐 예술이냐로 시끄러웠었지. 영화 배경이 따나롯 해상사원이라는 게 알려져서 관광객이 배로 늘었다니까 발리는 영화 덕 좀 본 셈이다.



원숭이의 숲 울루와뚜 사원



따나롯 말고 울루와뚜 사원도 영화 <빠삐용> 촬영지라고 알려져 있는데 이건 뭐 확실치 않다.
<빠삐용>은 세계 곳곳에서 촬영을 했는데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바다로 뛰어내린 절벽이 울루와뚜 사원 절벽이라는 소문이 있다.

 

그런데 울루와뚜 사원에 갈 때도 조심할 게 있다. 신성한 사원이기 때문에 입구에서 나눠주는 사롱을 꼭 허리에 둘러야 하고 또 하나는 원숭이 녀석들을 조심할 것. 이곳에 사는 원숭이가 200마리나 돼서 원숭이 숲이라고도 불리는데, 발리 사람들은 원숭이를 신성한 동물로 여기기 때문에 음식도 바치고 다치지 않도록 보호하고 있다. 그런데 원숭이들은 반짝이는 물건을 너무 좋아한단 말이지... 관광객이 낀 선글라스나 팔지, 귀걸이 등을 다 훔쳐간다. 원숭이를 보호한다니까 쫓아낼 수 없고 그것 참. 내 선글라스도 벗겨가서 나무 꼭대기에 걸어놨었다. 사원 관리인이 보고 있어서 잡지는 못하고 그저 복화술로 하염없이 저주만 날리던 괴로운 기억...

 

10세기경에 지어졌다는 울루와뚜 사원은 바다의 여신인 데위 다누의 배가 변해서 만들어졌다는 전설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절벽에 서서 바다를 내려다 볼 때 파도 속을 헤엄치는 거북이를 보면 아들을 낳는다고 한다. 에라~ 요즘 같은 저출산 시대에 아들이면 어떻고 딸이면 어떤가. 이거 출산장려 운동이라도 한 번 해야 할 시대잖아…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