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의 한가로움을 선물합니다.

일상 속 여행 2009. 9. 29. 18:22

주말엔 서울 시내 어디를 가든 붐빈다.

그러나 그 번잡한 가운데, 주의를 잘 둘러보면
붐비는 거리 근처 아주 다른 동네처럼 한산한 곳을 발견할 수 있다.

그 중 대표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곳_
주택가들 사이에 위치해서 더 포근한 느낌을 주는, 아기자기 예쁜 카페들이 즐비한 홍대 카페 골목.
도심 속 한가로움을 찾아 주말 오후 길을 나섰다.


흔히 주차장 길이라고 불리는 거리.
홍대앞을 한 번이라도 와 봤다면, 드라마 배경으로 간혹 등장하기도 하는 이 거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듯.
왼쪽에 보이는 거리가 역쪽에 더 가까워서 그런지 오른쪽에 보이는 거리보다 훨씬 붐빈다.


목적지를 향해 무작정 걷는 것보다 이것저것 둘러보면서 걷는 편이 훨씬 즐겁다.
여자들이 한 눈 팔기 딱 좋은 거리, 저녁에는 더더더더더 복잡해진다.


주차장 거리를 주욱 지나 걷다보면, 그 길 양 옆으로 골목이 많이많이 뻗어있다.
구석구석 들여다 보면 모르고 지나치기 쉬운 맛집 멋집 투성이-
사진만 딱 봐도 홍대답지 않은 한산함이 느껴지는 것 같다.


길을 걷다가 홈메이드 버거가 먹고싶어져서-  감싸롱에 가기로 했다.
꽤 유명한 곳이지만, 이름만 들어보고 한 번도 가 보지는 않은 곳이었는데 길도 찾기 어렵지 않았다.
평소 손님이 좀 많은 편이라 사람들이 많을 때는 줄을 서서 먹기도 하지만 나는 다행이 기다리지 않고 바로 착석!ㅎ
메뉴를 잘 모르니, 가게 이름이 들어간 '감싸롱 버거'를 시키기로 했다.
가게 이름 걸고 만드는 거니까 맛있겠지? 라는 막연한 추측으로-ㅎㅎ 
친구랑 둘이 가서 버거 두 개 먹는 것보다 샐러드랑 같이 시켜서 나눠 먹는 게 좋을 것 같아
샐러드로는 치킨 샐러드를 골랐다. 조각조각 들어있는 닭가슴살은 따뜻하게 나오는 게 좀 신기-ㅎㅎ

주차장 길을 쭉 걷다보면 오른쪽에 Joe's sandwich가 보이는데
그 골목으로 들어 가, 바로 보이는 왼쪽 골목으로 꺾어서 걷다보면 길 오른편에 있다.
가격대는 비싼 것도 있고 좀 덜 비싼 것도 있지만 대개 8000천 원 선.
아주 착한 가격은 아니지만, 그래도 음식들이 제 값을 한다고 느낄만한 맛이었다.
유명한 집이라 기대하면서도, 조금은 걱정을 했었는데 만족-




배도 부르고 하니 여기저기 좀 더 다녀보기로 했다.
극동방송국 쪽을 지나 후문쪽으로도 길이 계속 이어지는데 그 길을 걷다보면 어디서 봤음직한 골목이 하나 나온다. 여기도 방송에 수 차례 나온 골목. 가장 최근에 나온 걸 꼽자면, 
다들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2NE1이 찍은 11번가 CF를 보면 멤버 네 명이 모두 길을 걷는데,
반품도 걱정 없다며 "I don't care~"를 떼로 외치는 장면이 있다. 그 골목이 바로 이 골목!


+ 뽀나쓰 사진~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찍어 본 카페 사진들이다. 규모는 작아도 실속은 있다는.. 
정말 카페 사이사이에 주택이 한 두 채 이상은 있는데, 그런 이유 때문인지 뭔가 더 아늑해 보이고 더욱 조용하다.
 

홍대앞이라는 공간의 특성상 젊은이들이 거의 대부분이라,
거리는 쿵쿵 울리는 음악으로 가득하고 밤이면 술에 취해서 비틀거리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어른들은 '홍대'하면 '클럽'이 떠오른다고 하던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거~
한 블럭만 넘어가면, 저 골목만 지나면, 아주 조용한 주택가 사이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아기자기하고 포근한 카페들이 우리를 반길 만반의 준비를 하고 기다린다.
이번 주말에라도 당장 가 보자! 책 한 권 들고가서 도심속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돌아오자.